전남대 손희하 명예교수, ‘호남가’속 대동 정신 재조명 호남의 지명에 깃든 긍정의 언어와 대동 정신 밝혀 제갈대종 기자 |
2025년 10월 23일(목) 06: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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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전남대에 따르면, 손희하 명예교수는 지난 10월 18일 전남대학교 용봉관에서 열린 ‘갱억호남가(更憶湖南歌)’ 제1회 호남가 학술대회에서 “‘호남가’가 담은 호남, ‘호남가’가 그린 세상: ‘긍정·풍요·평온·화목’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이번 발표에서 호남가의 언어미학과 지명학적 가치에 주목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전남대 문화유산연구소와 (사)서석한시협회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한들과 무진전통문화연구회가 후원했다.
손 교수는 호남가의 여러 이본 중 가장 이른 ‘청계본(1911·전북특별자치도 지정문화유산)’을 중심으로 판본 비교와 어학적 고찰을 진행했으며 호남가가 지역의 지명을 긍정적 언어로 변환하며 언어유희적으로 풀어낸 점에서 형식과 내용 모두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노래를 ‘긍정·풍요·평온·화목·대동’이라는 주제를 담은 희망의 노래로 규정하며, 대구와 압운, 수미쌍관의 구조를 통해 언어적 조화미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호남가가 19세기 후반 사회적 혼란과 외세 침탈 속에서 민초들이 평등하고 평화로운 대동세상을 염원하며 부른 노래로, 민중의 집단적 희망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호남의 지명이 너른 들과 풍요로운 지세에서 비롯된 긍정과 희망의 언어이며, 이러한 언어가 호남인의 평화롭고 포용적인 심성을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손 교수는 호남가를 오늘날 ‘평화·대동 정신’의 기원으로 해석하며, 지명 하나하나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넉넉한 품성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지닌 호남가가 유아교육이나 학교 현장에서 활용된다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긍정의 태도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희하 명예교수는 “호남의 언어는 곧 삶의 철학이자 공동체의 정신”이라며, “호남가를 통해 전통의 긍정적 언어문화를 오늘날의 교육과 지역문화로 계승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희하 명예교수는 세계적 인명사전 발행 기관인‘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로부터‘알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공로상(Albert Nelson Marquis Lifetime Achievement Award)’을 수상했으며, 지명·방언·국어사·섬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무등산 ‘무돌길’의 노정을 직접 설계하고 명명했으며, 무등산 명품화 및 보호 운동에도 앞장섰다.
주요 저서로는‘말의 자리’‘말모이’‘우리배 용어사전’‘한국지명유래집: 전라·제주편’‘People, Places and Place Names in the Republic of Korea’‘천 개의 글자, 천년의 문화’‘다중심사회의 가치와 지역어문학’‘섬과 바다의 전통지식’ 등이 있다.
전남대학교 국어문화원장, 한국지명학회장,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장, 국가지명위원,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회 어문규범위원장, 국립국어원 국어정책진흥본부장, 교육부 교과용도서심의위원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국어정책과 언어문화 진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갈대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