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전환 위기의 제조업, 전남대–오토폼이 나선다 600억 규모 협력 가동… 금형·자동차 인력난에 구조적 해법 노해섭 기자 |
| 2025년 12월 03일(수) 08: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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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남대학교(총장 이근배)는 이날 오토폼엔지니어링코리아(대표 조영빈)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제조DX·AI 기반 교육·연구·기업지원 기능을 수행하는 ‘오토폼 글로컬 산업기술거점센터’를 공식 개소했다.
오토폼은 금형 설계와 성형 해석, 공정 최적화, 디지털 트윈 등 제조 전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스위스 본사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이 솔루션은 자동차·전자·철강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표준처럼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 산업용 플랫폼이다.
이번 기증을 통해 전남대는 AutoForm 전 모듈 20카피(총 600억 원 규모)를 확보하게 됐으며, 이는 국내 대학 가운데 제공된 소프트웨어 패키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전남대는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학부·대학원 단계에서부터 실제 산업 수준의 설계·해석 실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졸업 후 즉시 현장에서 투입 가능한 제조DX 인재 양성 체계가 구축됐음을 의미한다.
협약식에는 프랑수아 미첼(François Michel) 오토폼엔지니어링 CRO, 조영빈 오토폼엔지니어링코리아 대표, 및 삼성전자, 호원, 현대하이텍, 기광산업, 신영하이테크, 승광 등 지역 제조·자동차·금형 분야 주요 기업과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금형산업진흥회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지역 및 국내 제조업이 직면한 심각한 현실이 공유됐다. 지역 금형 인력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신규 인력 유입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AI 기반 제조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기술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계산 기반 금형 설계와 디지털 트윈 기술이 세계적 표준이 되고 있음에도, 이를 수행할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기업들은 이날 협약식에서 “금형·자동차 제조업의 인력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적인 위기”라며 “오토폼–전남대 협력이 지역 제조업의 생존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결정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역시 “전남대는 지역 제조업 혁신의 마지막 보루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오토폼이 호남권 파트너로 전남대를 선택한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광주·전남 지역은 자동차·금형 제조업의 비중이 높지만 기술 전환 속도를 따라갈 인재 기반이 취약한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으며, 전남대는 교육·연구·산학·지자체를 모두 연결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오토폼 측은 “전남대의 추진력과 지역 산업의 구조적 필요를 고려해 기증과 거점센터 설립을 결정했다”며 이번 협력이 지역 제조혁신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전남대는 해당 센터를 중심으로 ▲제조DX 인재양성 ▲지역 기업 맞춤형 R&D 지원 ▲재직자·여성 엔지니어 특화교육 ▲AI 기반 공정혁신 프로젝트 ▲중소기업 대상 디지털 트윈 실증 등 지역 제조업의 구조적 약점을 정면으로 해결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성균관대, 창원대, 경일대와 함께 전국 4대 오토폼 거점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호남권을 넘어 국가적 제조DX 인재양성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조영빈 오토폼엔지니어링코리아 조영빈 대표는 “전 세계 제조업은 계산 기반 성형 해석과 AI 기술이 표준이 되고 있지만 국내는 인력난과 기술 전환 속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남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연구 역량과 지역 연결성을 모두 갖춘 대학으로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호남권 첫 거점센터를 전남대에 두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지역 자동차·금형 제조업은 이미 인력난과 기술전환의 이중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번 협약은 전남대가 지역 산업의 위기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오토폼·광주시·산업계와 함께 제조DX·AI 인재를 길러 호남 제조업의 체질을 실제로 바꿔 나가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