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책으로 이어진 광주, 문화로 확장되다 '도서전','한강다회' 등 시민 참여형 독서 프로그램으로 ‘책 읽는 도시 광주’실천 제갈대종 기자 |
| 2025년 12월 18일(목) 1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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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문학과 인문정신을 광주의 핵심 문화자산으로 규정하고, 지역서점·시민·청소년이 함께 참여하는 다층적인 독서문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문화 경험’으로 확장하고, 시민이 주체가 되는 참여 구조를 만들어온 점이 특징이다.
지역서점 활성화 기반 구축… ‘책으로(路)’
대표 사업인 지역서점활성화지원사업 〈책으로(路)〉는 ‘책 읽는 도시 광주’를 떠받치는 핵심 축이다. 재단은 올해 지역서점 15곳과 협력해 북콘서트, 독서모임, 기록 프로젝트 등 다양한 인문·독서 프로그램을 12월 초까지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서점은 단순한 도서 판매 공간을 넘어, 기획과 운영의 주체로서 지역 문화의 거점 역할을 수행했으며, 시민들은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매개로 지역과 연결되는 경험을 나눴다.
시민과 함께 읽고 나눈 문학… ‘한강다회’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맞아 재단이 기획한 〈한강다회〉는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학도시 광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한강 작가가 노벨박물관에 찻잔을 기부하고 매일의 시작을 차와 함께했다는 일화에서 착안해, '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 '빛과 실' 등 세 작품을 매개로 시민들이 차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하며 사유하는 독서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지난 11월 말부터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한강다회〉에는 35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한강 문학이 지닌 인간·사회·존엄의 메시지를 낭독과 토론을 통해 시민의 언어로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를 기념에 그치지 않고 도시 차원의 인문 실천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SG 실천 캠페인으로 이어진 독서의 선순환
재단은 올해 ESG 가치를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넘어 문화예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으로 확장하고, 실천 주제를 ‘상생’으로 설정해 다양한 사회공헌형 문화사업을 전개했다. 11월 한 달간 진행된 ‘책사줄게 책나눌게’ 캠페인에는 전국 각지의 시민이 참여해 후원금 551만원과 중고도서 101권이 기부됐다.
후원금은 12월 10일부터 7개 지역서점에서 청소년이 직접 책을 고르고 머무르는 ‘예술적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기증 도서는 지역사회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재유통될 예정이다. 이 캠페인은 기부–경험–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ESG 상생 가치를 도서문화 영역에서 실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서점 팝업스토어·도서전으로 확장된 문학의 장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해 열린 '2025 광주 올해의 책 도서전〉은 이러한 노력이 집약된 행사다. 광주 지역 독립서점이 직접 기획하고 전국 32개 지역서점이 참여한 팝업스토어형 도서전으로, 전시·체험·마켓을 통해 책과 서점, 독자를 연결했다. 행사 기간 800여 명의 시민이 방문해 참여 서점이 선정한 ‘올해의 책’을 읽고 구매했으며, 지역서점 간 연대와 네트워크 확장을 끌어낸 성과로도 주목받았다.
아울러 광주문화재단은 이달 말까지 광주 지역 10개 서점과 함께 ‘지역서점 문학서가’를 운영한다. 시민들은 각 서점의 문학서가를 방문해 지역서점이 큐레이션한 문학 작품과 한강 작가를 비롯한 한국 문학의 흐름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참여서점은 ▲소년의서(동구) ▲예지책방(동구) ▲동명책방 꽃이피다(동구) ▲심가네박씨(동구) ▲기역책방(동구) ▲서로사랑하세요(남구) ▲러브앤프리(남구) ▲책과위스키이상(남구) ▲완벽한오늘(광산구) ▲동네책방 숨(광산구)이다.
책을 통해 도시의 인문력을 키우는 정책 지속
배동환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성취이자, 지역이 인문 정신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광주문화재단은 시민 참여형 독서 프로그램과 지역서점 기반 사업을 통해 ‘책 읽는 도시 광주’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갈대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