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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면 아곡리 하남마을 출신인 박수량 선생은 중종 때 과거에 급제해 호조판서와 중추부지사 등 요직에 올랐다. 38년 간 관직에 몸담으면서도 변변한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했다.
1546년 한성부 판윤(현 서울시장)을 맡아 수도 행정을 책임지고 있던 아곡 선생은 그 청렴함을 인정받아 ‘청백리’에 선정됐다. 1551년에는 전라도 관찰사를 겸임해 선정을 베풀며 다시금 ‘청백리’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생을 마감하기 전에는 “묘를 크게 하지 말고 비도 세우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삶에 깊이 감동한 명종은 서해에서 고르고 고른 흰 돌을 후손들에게 하사하며, 아곡 선생의 묘에 하얀 비석(백비, 白碑)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선생의 청렴함에 흠이 되지 않도록 아무런 글자도 새기지 말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이 백비는 오늘날, 청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성군 간부공무원들은 매년 새해 업무가 시작되는 날이면 박수량 백비를 찾아 청렴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장성군청 정문에도 백비를 본뜬 비석을 세워 청렴함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고 있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기를 힘쓰는 ‘청렴 정신’은 평생 마음 속에 간직해도 좋을 가치로운 정신문화유산”이라며 “공직자들은 물론,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기억하고 나누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성군은 3월 ‘조림왕’ 춘원 임종국 선생을 시작으로 △만암스님 △김동수 열사 △윤진·김경수 의병 △지지당 송흠 △기정진·기삼연·기우만 △하서 김인후 △망암 변이중 △추담 김우급 △아곡 박수량 선생까지 올해 총 13명의 장성 역사인물을 소개했다.
제갈대종 기자
2025.12.18 (목) 21:25














